<궁금증> 최영민

 

그는 곁에 있는 사람이었는데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이 되었고
솔직한 사람이었다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창문을 열면 벌레가 들어왔고
창문을 닫으면 먼지가 날렸다
생명을 늘리는 일과
생명을 줄이는 일 중에
뭐가 더 쉬울까
책을 덮으면 창문을 열었고
누가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문은 열리지 않았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영영 갇힌 걸까?
여긴 우리 집이잖아
불을 끄며 네가 말했다
문을 두드리고 싶었는데
문은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네가 보이기 시작하고
네가 아닌 누군가가 창문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책이 덮였다